posted by 국공마 2021. 2. 8. 09:01

posted by 국공마 2020. 12. 29. 10:59

한국지리·세계지리, 물리Ⅰ·Ⅱ 선택 수험생 불리 지적

평가원 "난이도 차 현저하지 않아…내년 과목별 난이도 적정화할 것"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발표된 지난 23일 오전 부산의 한 고등학교 야외에서 수험생들이 자신의 점수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지난 3일 치러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탐구 영역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현상이 빚어져 수험생들 사이에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수능 선택과목 난이도가 제각각이어서 매년 비슷한 지적이 되풀이되는 가운데 내년에 시행되는 2022학년도 수능에선 국어, 수학에도 선택과목제가 도입돼 과목 선택에 따른 '복불복'이 심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도 제기된다.

29일 교육계에 따르면 2021학년도 수능에선 사회탐구 9과목 중 한국지리와 세계지리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나란히 63점으로 최저를 기록했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가장 높은 사회·문화(71점)보다 8점 낮았다.

표준점수는 시험이 쉬워 평균이 높을수록 최고점이 낮아진다.

한국지리와 세계지리는 수험생이 1문제만 실수하더라도 1등급을 받지 못했다. 특히 세계지리의 경우 1문제 틀린 학생은 2등급을 받지 못하고 바로 3등급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탐구 8과목 중에선 물리학Ⅱ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62점으로 가장 낮아 최고점이 가장 높은 지구과학Ⅰ(72점)보다 10점 낮았다. 물리학Ⅱ역시 1문제 틀린 학생이 2등급이 아닌 3등급을 받았다.

물리학Ⅱ에 이어 64점을 기록한 물리학Ⅰ이 두 번째로 표준점수 최고점이 낮았다.

정시모집에서 서울 소재 주요 대학들은 탐구 과목 점수를 반영할 때 과목 간 난이도를 보정하는 작업을 하지만,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는다고 입시업계는 보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수험생들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경기 광명의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윤민석(18)군은 "대학 전공과도 관련 있고 평소 흥미도 있어 수능에서 물리학Ⅰ을 선택했는데 시험이 쉬워 표준점수가 낮았다"며 "물리학Ⅰ을 선택한 것이 잘한 것이었나 싶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난이도 조절 실패로 수능 탐구 선택과목 간 유불리가 발생했다며 '대학수학능력시험 탐구 유불리에 대한 공식입장 발표를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이 청원에서 "물리를 선택하는 아이들의 상당수가 물리와 수학을 좋아하고 앞으로 우리나라의 기초과학을 이끌 인재들"이라며 "앞으로도 이렇게 물리 선택자들이 입시에 불리해진다면 물리를 좋아하고 공대에 진학하고 싶은 학생들도 자신의 지원학과와 관련 없는 지구과학과 생명과학을 선택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23일 오전 서울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논란은 매년 되풀이될 정도로 고질적인 문제다.

지난해 시행된 2020학년도 수능에서도 사회탐구 과목 간 표준점수 최고점이 10점, 과학탐구의 경우 8점 벌어진 바 있다.

문제는 내년 수능에서는 선택과목제도가 확대돼 과목 선택에 따른 운이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문·이과 통합과 학습 부담 감축을 위해 국어와 수학에도 2022학년도 수능부터 '공통과목+선택과목' 체계를 도입한다.

수능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올해 선택과목 간 난이도 차이가 (예년과 비교해) 현저하게 증가했다고 볼 수 없다"며 "내년에는 선택과목 간 유불리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6월·9월 모의평가를 면밀하게 분석해 선택과목별 난이도를 적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