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국공마 2019. 12. 17. 21:58

정시 원서접수를 앞두고 이런저런 속설들이 마치 정시 지원의 정석인양 떠돈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내용들을 되짚어보자.

■ 가, 나군 중에서 하나는 안정지원 해야 한다?
가, 나군 모집 대학은 138개교이고, 다군 모집 대학은 122개교로 가, 나군에서 모집하는 대학이 많다. 대부분의 상위권 대학에서 가, 나군 모집을 하다 보니 으레 가, 나군 중 하나는 안정지원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진학사에서 자체 조사한 195개 대학의 군별 모집 인원 변화를 통해 보면, 전반적으로 전년도보다 군별 모집인원이 감소했는데, 인문계열은 나군, 자연계열은 가군에서 감소세가 가장 적었고, 해당 군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고 있다. 반면, 다군은 인문, 자연계열 모두 가장 적은 인원을 모집한다. 계열별로 모집인원이 많은 인문계열은 나군에서, 자연계열은 가군에서 안정지원 하는 것이 유리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성적대별 지원 흐름을 포함하지 않은 오류가 있다. 우선, 서울권역 대학들의 모집은 가, 나군 모집이 주를 이루지만, 경기권 대학은 인문, 자연계열 모두 다군 모집에서도 가, 나군 못지 않게 많은 인원을 선발하고 있다. 또, 서울권 대학 중에서도 광운대, 숭실대(자연), 중앙대, 홍익대 등은 다군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모집한다.

상위권 대학의 가, 나군 인문/자연계열의 평균경쟁률이 4.60:1인데 비해, 다군 중앙대 인문/자연계열 지원율은 21.97:1, 건국대는 14.85:1로 매우 높다. 이는 상위권 대학들이 가, 나군 위주로 모집을 하다 보니 다군에서는 상위권 일부 대학으로 지원이 몰리게 되는 것으로 합격자 중 많은 인원이 가, 나군 합격 시 이탈하면서 추가합격자가 많이 나온다. 이 같이 다군 지원자 중에는 추가합격을 노리고 합격선보다 낮더라도 공격적으로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즉, 다군에서는 상위권 수험생들이 안정적으로 내려쓰지는 않기에, 무조건 다군 조합을 꺼려할 이유는 없다.

■ 지원율이 높으면 합격 커트라인도 올라간다?
지원자들의 성적을 모르기 때문에 지원율이 높으면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지원율이 높다고 커트라인도 반드시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예로 전년도 서울시립대 인문계열 모집단위 중 철학과와 사회복지학과는 지원참고표 상 지원가능 점수가 같고, 모집인원도 10명으로 같았는데, 지원율은 철학과가 8.9:1로 사회복지학과 6.2:1보다 높았다. 인문계열 평균 지원율이었던 5.13:1과 비교하여 두 모집단위 모두 높았는데, 합격선의 수능점수는 철학과 937.79, 사회복지학과 940.22로 지원율이 높았던 철학과보다 사회복지학과의 합격점이 더 높았다. 게다가 인문계열 수능점수 평균은 942.1로 두 모집단위 보다 높은 점수를 보였다. 대학 내에서 합격선이 낮아 보이는 모집단위로 지원이 몰리는 것으로 지원율에 의미를 두기 보다는 모의지원 결과를 토대로 판단해야 한다.

■ 모집인원이 많을수록 충원율도 높다?
대학별로 모집인원이 많을수록 추가합격 가능성도 높을 것이라 여기는 경우들이 있다. 전년도 숭실대 다군 자연계열 모집에서 보면, 모집인원이 11명인 수학과의 정시 추가합격은 24명으로 218%의 충원율을 보인 반면, 이보다 모집인원이 많은 물리학과와 스마트시스템소프트웨어학과의 정시 충원율은 각각 147%와 176%로 낮았다. 이는 정시 추가합격은 모집인원에 비례하지 않고 모집단위에 대한 선호와 지원자들의 성적 밀집도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전년도 충원율은 참고자료일 뿐으로, 올해 수험생들의 성적대별 지원 경향을 살펴 충원율 변화를 예상할 수 있어야 한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허철 수석연구원은 “정시는 수험생들의 수능 영역별 성적분포, 대학별 모집인원, 반영방법과 그 해 수험생들의 심리상황까지 고려되기에 어떠한 정설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어렵다.” 며, “소문에 얽매이거나 과년도 자료를 맹신해서는 안 되며, 본인 성적대의 올해 지원 경향을 파악하는데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