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필자가 작성한 “시도별 일반계고 2020학년도 수능성적변화”를 참고해보면, 서울, 경기를 제외한 지역권 중에서 2019학년도보다 수능 1,2등급 비율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광주광역시였다. 대도시인 만큼 내신 관리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고교별 학생 수마저 감소하면서 내신 유지가 더욱 어려웠을 것이다. 이와 함께 정시 확대 분위기가 나타나면서 수능 비중을 키웠을 것이라 짐작된다.
광주광역시 남구 소재 일반계고들의 2019학년도와 2020학년도 수시 전형 유형별 모의지원자 비율을 통해 정시 확대가 지역권 대도시의 수시 지원에 어떤 변화를 주었는지 찾아보자.
광주광역시 남구의 일반계고에서 주요교과내신 평균이 1등급대인 학생들은 2019학년도보다 교과전형 지원 비율은 높아졌고, 종합전형과 논술전형은 낮아졌다. 내신이 우수하고, 수능 대비를 해 온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했을 때 자신에게 불안한 종합전형보다는 수능최저기준이 있는 교과전형을 선호한 것으로 보인다. 상위권 교과전형 중 고려대 학교추천I 전형은 비교적 높은 수능최저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1등급 후반의 학생들도 적극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예상된다. 또, 광주 지역 거점국립대인 전남대는 교과전형으로 1,755명이나 모집하기에 선호가 높은 의·치의예과와 사범대학, 상경계 모집단위로 지원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모집단위들은 타 모집단위보다 높은 수능최저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내신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이 점을 고려해 지원하려고 했을 것이다. 단, 자연계열 중 동신대 한의예과, 조선대 의·치의예과의 지역인재 전형이 2020학년도에 종합전형으로 변경되면서 자연계열 교과 전형 모의지원자는 다소 감소했다.
2등급대에서는 교과전형 지원 비율이 1등급보다 더 많이 올랐고, 논술전형은 7%에서 3%로 낮아졌다. 광주·전남·전북 권역에서 논술전형을 시행하는 대학이 없고, 서울 및 타 지역 대학의 논술 전형의 모집인원도 감소하면서 지원을 기피한 것으로 보인다. 내신 2등급까지는 비교적 높은 수능최저기준을 적용하는 대학의 교과 전형으로 지원이 몰렸을 것으로 판단된다.
3~4등급에서는 종합전형 지원이 증가했다. 이들은 학생 수 감소 영향으로 내신등급을 올리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1,2학년때부터 교과 전형보다는 내신 영향력이 덜한 종합전형을 위주로 목표대학 진학 전략을 세웠을 가능성이 크다. 희망 전공에 맞춘 다양한 비교과활동에 집중하면서 수능과 병행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교과전형의 수능최저기준도 부담이었을 수 있다. 적정선 대학의 교과전형과 목표 대학의 종합전형을 섞어서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
5등급은 교과전형 지원은 64.8%로 전년대비 5.6% 상승했고, 종합전형 지원은 5% 하락했다. 권역내 모집 대학인 전남대, 조선대가 모두 교과전형이 종합전형보다 2배 가량 많은 모집인원을 선발하고, 모집단위별 수능최저기준을 다르게 적용하기에 수능최저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모집단위의 교과전형으로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 2020학년도 전남대 여수캠퍼스 모집단위인 공학대학, 문화사회과학대학, 수산해양대학의 수능최저기준은 3개영역 등급합 15였고, 조선대는 사범대, 의·치의예과 등 일부 모집단위를 제외하고는 2개합10으로 비교적 낮은 수능최저기준을 적용하여 5등급대 학생들의 지원이 몰렸을 것이다.
올해 고3 학생 수는 더 감소하고, 상위권 대학의 정시 모집은 더욱 증가한다. 2020학년도보다 더 수능에 집중하는 분위기가 나타날 수 있다. 대도시인 경우 광주 남구 사례처럼 내신1~2등급은 수시에서 상위권 대학 및 의·치·한의대 교과 일반전형 또는 교과 지역인재 전형, 3~4등급은 종합, 5등급은 수능최저기준이 없거나 수월한 대학의 교과전형으로 지원하려는 경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